내가 사과농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90년 인문계인 정읍시 호남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진로문제로 방황을 할 때 아버님과의 상의 끝에 사과농사 짓는 일을 결심하게 되었다. 정읍농업기술센타(구 농촌지도소)를 찾아가 4-H 회원으로 등록하고 각종 기술교육에는 무조건 참가하면서 사과에 대한 서적을 탐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경운기 시동조차 걸지 못한 제 자신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 저는 무엇이든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어 자신 있는 농사, 체계적인 경영인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1. 일반재배관리

3,000평 밭을 운영하면서 노력 끝에 6,000평의 규모를 갖게 되었고, 97년도 과수전업농으로 선정되면서 현재의 9,000평 과원을 경영하는 농민에 이르렀다. 10년생, 6년생, 3년생 각각 3,000평씩 4m×2m의 재식거리를 두고 세장방추형의 형태로 밀식장애 없이 관리하고 있다.

품종은 하향 30%, 희상 40%, 부사 20%, 기타(산사, 2001 후지) 10%정도 식재되어 있고 개별 지주목에 덕시설까지 갖추어 놓아서 작년 태풍에 거의 쓰러지지 않고 낙과피해만 보게 되었다.

10년 동안 제일 힘든 때는 95년 홍수출하로 공판장의 시세가 형편없는 추석을 맞이할 때였고 과수시설이 없었을 당시 가뭄을 극복하고자 밤낮으로 농약호스를 이용해 관주 하던 때가 기억에 남아 있다. 사실 경영비를 줄이는 것이 어려운 농촌 환경 속에서 승리하는 자가 될 것 같아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여 실천하는 것을 적어본다.

첫째는 농약비용을 줄였다.

앞으로 미래농업을 책임질 젊은이로써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적기에 약제를 살포하되 농도를 (50% 감소) 줄여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저농약 농산물을 생산하고 살포횟수를 줄여서 친환경농업에 근접하는 길이 농업 경영인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는 퇴비를 자가생산한다.

우분과 말똥 그리고 왕겨를 자가취득 하여 1년간 완숙시킨 다음 토양표면에 살포하여 주었고, 액비를 만들어서 6개월 동안 숙성시켜 관주 하였으며 유통되지 못한 미숙과 또는 기스사과를 사과식초로 만들어서 토양에 관주 하고 있다.

셋째는 자연 생태를 유지하면서 토양의 효율성을 높였다.

응애류 천적인 이리응애류, 진딧물 천적인 풀잠자리와 무당벌레 그리고 화분매개 곤충인 머리뿔가위벌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천적류에 영향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여 시용 하였으며 관행에 의한 제초제 사용을 금지하고 부직포를 이용한 부분초생법을 활용하고 있다.

제초작업은 작은 의미에서의 잡초제거가 아닌 잡초와 사과나무 수체와의 양수분 쟁탈 그리고 토양침식, 유기물 확보, 천적류 서식처 마련, 지온변화 등 여러 면에서 그 역할이 많은 작업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늦은 가을에는 호밀과 보리를 파종하여 지력을 높이고 토양공극을 원만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보고 있다.

2. 병·해충·기타

시기별로 문제되는 병해충은 하늘소류 피해와 흡수나방류 피해인데 대구사과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자 중 "사과 병해충 종합관리 길잡이" 책을 접하면서 방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농촌에서 생활하고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소중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젊음의 꿈을 펼칠 수 있었던 것과 고정관념을 깨고 일반농가보다 실증 시범포를 운영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사과나무 수형과 병해충 관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대구사과연구소의 이순원 농업연구관님을 비롯한 관계기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1999년 농약살포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