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마디로 사과재배에 대하여 서술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 많이 망설였지만 영양군의 사과재배에 대하여 보다 발전을 보다 발전을 가져오리라는 마음에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재배해 왔던 영양사과 재배, 방식과 앞으로 내 농사방법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을 쓰고자 한다.

영양지방은 다른 지방에 비하여 늦게 시작된 사과재배지라서 그런지 MM.106, M.26 대목이 전체 사과면적에 97%인 320.3ha가 왜성이나 준왜성이며, 특히 해발 200m에 위치한 지대여서 낮과 밤의 온도차가 10℃ 이상이 되어 천혜의 사과재배 조건을 갖추었으면서도 영양사과는 저품질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떤 문제 때문이었을까? 에 대하여 의문을 품게 되었던 것은 '97년 안동대학 최고농업 경영자 과정을 다니게 된 나의 아내 때문이었고, 그 이듬해인 '98년에 내가 경영자 과정에 다니면서 교수님들께 본격적인 지도를 받으면서부터였다.

1. 일반재배관리

< 영양사과는 무엇 때문에 저품질에 머물 수밖에 없었을까? >

그것은 처음 사과가 심겨 졌을 때 왜성대목으로 인하여 별다른 품질향상이나 경영개선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농가의 안일한 생각과 행정당국의 고추생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복합적인 요인이 사과의 저품질로 떨어뜨렸다는 사실이었다. 지도기관과 농민 모두 잘못 알고 농사를 지어 왔으며 이러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가 있다.

첫째 : 재식거리와 전정방법의 불일치
둘째 : 과다시비
셋째 : 병충해 방제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함

심는 거리와 전정방법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영양군에 사과가 한창 보급될 시기에 다른 지방에서는 산창 수형이 히트를 치고 있었고 모든 교육교재나 지도사들은 방추형 거린 M26 경우 4m×2m, 4m×2.5m, 4m×3m를 권장해서 영양군 거의 모든 과수원이 이 형태로 심겨졌다. 심겨진 자체는 잘 지도하였으나 농민들에게 지속적인 전정방법의 중요성에 대하여 홍보를 하지 않아 대다수 농민들은 전정은 남의 손에 의해서만 좋은 사과를 얻을 수 있다는 그릇된 사고방식 때문에 하양이나 경산에 사는 사람들이 들어와 전정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심겨진 방식은 방추형인데 전정방법은 개심형이나 변칙주간형으로 전정을 했으니 사과가 10∼15년에 접어든 지금 밀식장애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심을 때 포크레인으로 구덩이를 파서 노출 10㎝정도로 심었던 바 구덩이가 다져지면서 땅위로 노출되어야 할 접목부위가 땅속 10㎝까지 묻히는 결과를 초래하여 왜성 이어야 할 과원이 일반 과원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 다음은 과다시비이다. 사과가 심겨지고 난 이후 잘못된 시비방법으로 인하여 무려 반수에 가까운 과원이 폐원되었으며 폐원된 까닭이 농민들 자신이 사용한 과비에 의하여 폐원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울 뿐이다. 실제 농가에서는 얼마나 비료 시용량을 보면 '96년 이전에 조사한 결과로는 1ha당 과수전용 20㎏들이 80∼150포 정도였으며 선도농가가 이렇게 사용하니 규모가 작은 농가에서는 자연스럽게 따라 했고 결과는 엄청난 잘못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당년해 햇순이 2m이상 쭉쭉 자라는가 하면, 꽃눈 형성이 되지 않아 가지만 무성해지고, 나무는 과비에 의한 적진이 오기 시작했고, 부란병 또한 만연되기 시작했으며, 농민들 자신 또한 수확보다는 투자만 들어가니 점차 폐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품질 또한 저하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지, 전정부터가 잘못되어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 사과 선도농가를 돌아보는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고 그 결과 과감성 있는 전정에 도전하게 되었다. 시비방법 또한 교수님들께서는 지금까지 시비에 의존한 농사법이라서 그런지 내 자신이 불안한 마음에 시비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사과전용 20㎏들이 47포 살포하였으며 퇴비를 30t 가량을 뿌려 주었다. 모든 것을 기비 한번으로서 끝마쳤다.

이 방법은 나만이 터득한 잘못된 방법인지 모르지만 초기에는 수세를 왕성하게 키워 잎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하여 초봄부터 충실한 눈이 만들어지게 한다. (즉, 5월 정도에는 수세가 약간 도장될 정도로 한다.) 즉, 충실한 눈이 다음 해에 질 좋은 사과를 얻기 위함이며 격년결실을 또한 막아보자는 계산이다. 물론 전정이나 하기 관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어떤 방법이든 수세를 유지시키는 것이 사과농사의 주 포인트가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올해 시행했던 나의 방식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8, 9월에 집중적으로 비가 와 주었고 , 때맞추어 10월에는 맑은 날이 많아서 그런지 색깔과 당도가 내 생각보다는 훨씬 능가하는 고품질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 초생재배였다. 이전에는 제초제를 뿌려 풀 한 포기 없는 깨끗한 사과밭이었다. 그래서 초생재배를 시작할 때 많은 퇴비를 투입하였다. 그것은 초생재배에 의해서 생긴 유기물이 축적되어 비로소 초생의 효과가 나오는 기간 때문에 그 동안 과실의 비료분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실제에 접해서는 난 아직도 잘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사과에 얻어지는 것만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지만 병해충으로 넘어가면 그래도 깨우침이 한결 돋보이는 한해이기도 하다.

2. 병·해충·기타

일관성이 없는 병충해 방제로 생각없이 약제를 살포한 사실이 가장 반성된다. 96년 이전 사과약제 구입은 농약상이나 선도농가에 의존하여 살포한 결과 살포횟수는 15∼18회 사용하였으나 결과는 부패, 갈반으로 인하여 전체 양의 30% 이상이 상품가치를 잃어버릴 정도였다. 이렇게 잘못 사과가 재배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농촌지도소(현 기술센터)에서는 전문과수 지도사 한 명 두지 않았으며 영농교육 할 때면 60∼80년대 책자를 보고 옮긴 것을 낭독하는 형식으로 땜질하였으니 고품질 사과가 만들어 질 수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다. 내가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깨달은 것은 '98년부터였다. 물론 '97년 아내가 경영자 과정을 다닐 때 엄재열 교수님이 제시해 준 표준약제 살포력으로 인하여 농약상이나 선도농가에 묻지 않아도 농약을 체계적으로 13회 살포할 수 있었으나 전반적인 깨달음은 내가 '98년 경영자 과정 3기에 다니면서부터이다. 나의 과수원은 불과 1ha 였으나 지금까지 수확은 1,200짝을 넘어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적은 그대로 재배하여 왔으나 당연 좋은 품질과 다수확은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처음 윤태명 교수님 (안동대)을 부탁하여 우리 밭에 모셔왔을 때 첫 질문이 "시비는 얼마나 했습니까?" 라고 하였으며 나는 솔직한 심정으로 110포(과수전용 20㎏ 기비 78, 추비 32) 사용했다고 하였다. 윤교수님은 "올해는 하계전정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물론 비료를 주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말입니다." 이때가 6월 중순쯤이었는데 벌써 도장지가 많이 자란 것은 1m에 육박해 있었으며 나무자체도 적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안동농업기술센터로 간 이윤섭 지도사가 영양에 있을 때 전정방법을 배워 두어 내가 서투른 솜씨지만 지금까지 직접 전정을 하고 있었다.

그해 '98년은 정말 힘든 한해였다. 그 뜨거운 여름동안 다른 일을 접어두고 하계 전정에 매달렸으며, 대구사과연구소를 비롯하여 경북대학교 엄재열 교수님, 그 외 선도농가 사과밭을 견학하고 배우기 시작했다. 배우는 과정에서 조금 깨닫게 되자 지금까지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에 기가 막힐 정도였다. 때를 맞추어 M.9대목을 이용한 사과원 조성 바람이 불고 있었던 때라 3기 과정생이 군수님을 찾아가 영양사과의 잘못된 인식과 재배방법을 설명하였고 군수님은 기뻐하시며 최선을 다하겠노라 약속을 하셨다.(그 결과 영양군은 '98년 M9 시범포 3곳, M9 묘포장 1개소, '99년 사과재배에 필요 농기구 구입시 50% 보조를 주는 획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못된 나의 사과가 고품질로 일년 사이에 만들어 질 수 없었지만 엄재열 교수님의 표준약제 살포가 나에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98년 가을 다른 밭은 모두 갈반병으로 인하여 잎이 모두 떨어져 사과가 상품성을 잃었지만 나의 과수원은 그야말로 녹색을 자랑하며 보란 듯이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한가지 아직도 아쉬웠던 것은 그 당시 12회를 8월 30일쯤 마쳤을 때 9월 10일쯤 한번만 더 약제살포를 했더라면 부패병을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그것은 잠시 비록 고품질 사과는 아니지만 사과를 심은 후 처음으로 1,700여짝을 할 수 있었으며, 다른 농가에 비하여 많은 수확과 좋은 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게 되어 다른 농가의 부러움을 사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과 같이 사과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갖는 자리가 자주 만들어지게 되자 나는 여기에 해답을 얻기 위하여 더 많이 연구, 노력할 사이 어느덧 나 자신이 사과에 대한 체계가 만들어지고 사과에 대한 애착을 더욱 갖게 되자 내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더 많았다.

1999년 농약 살포일지

회수	살포일자	살균제	살충제·응애약	보조제
1	3월 9일	톱신	기계유제
2	4월 22일	쒜탄	다이메크론
3	5월 12일	시스텐M
4	5월 30일	치람	코니도
5	6월 12일	안트라콜	영일싸이틴
6	6월 21일	아미스타	디밀린
7	6월 30일	베푸란	더스반
8	7월 10일	홀펫	보라매
9	7월 20일	베푸란	야무진
10	7월 30일	홀펫	섹큐어	토성세라믹
11	8월 10일	실바코	아마이트	토성세라믹
12	8월 25일	푸르겐	다크로스 + 아티브론	토성세라믹
13	9월 10일	호마이	더부러	토성세라믹

※ 12회 살포: 비로 인하여 호마이를 푸르겐으로 대체

위의 살포력을 토대로 문제점을 짚어가 보기로 하자. 5월 12일 3번째 약제에서 살충제 카스케이트를 뺀 것은 조팝나무 진딧물은 조금 발생했으나 아직 정과를 이루지 못하는 시기라서(영양지방은 만개가 5월 2일 정도임) 약해의 우려로 인하여 몇 번 사과연구소 이순원 연구관에게 질의를 했지만 자신이 서질 않아서 살균제만 사용했던 것이 그 다음 살충제 치는 시간과 거리가 무려 38일이나 걸려 복숭아순나방이 만연 열매까지 엄청난 손해를 입혔다. 다행이 착과가 잘된 해라서 거리낌없이 솎아주기는 했지만 다음해에는 연구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 후 고온기에 접어든 6월 하순 영양지방 전체에 갈반이 시작되고 응애가 엄청나게 불어나 이순원 연구관에게 교육을 부탁했고 7월 2일 교육으로 인하여 농약살포는 좀 더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영양지방은 병해충 방제는 한 걸음 앞당기게 되었다. 그런데 초생재배를 시작했던 나로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중경제초를 7월 14일 하고 난 5일 후 그렇게 싱싱하던 사과잎이 갑자기 연녹색을 띄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상히 여겨 확대경으로 잎 뒷면을 본 나로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응애약을 살포한지 9일째인데 잎 당 더 붙어 있을 곳이 없을 정도로 응애가 매달렸으니 말이다. 이 응애를 잡기 위하여 7월 20일 이후 무려 5회에 걸쳐 응애약을 살포했고 그 결과 더 이상 응애피해를 막았지만 초생재배를 시도하는 나로서는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즉 초생재배는 응애가 풀밭에서 언제가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후 12회 살포를 마치고 10일 후 엄재열 교수님으로부터 비가 잦으니 만약을 위하여 한번 더 약제살포를 하라는 전화를 받고 9월 10일 13회 약제살포로서 끝을 맺었다. 여기에서 보조제로는「회사에서 과일색깔을 좋게 만드는 것인데 시험포장에 응해달라고 하여 4회에 걸쳐 20㎏를 살포하였다.」

모든 일에 열심히 노력한 대가일까!
나로서는 정말 기쁘고 기분 좋은 한해가 아닐 수 없었다. 사과밭은 누가 보아도 사과밭이 아니라 활짝 핀 장미꽃밭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품질의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으며 이 한 알 한 알이 농부의 꿈이요, 희망의 열매가 아닐 수 없었다. 1ha의 사과밭에서 올해 수량이 결코 다른 농장에 비교해서 적은 양이 아니다. 쓰가루 305짝, 야다까 170짝, 후지 2,780짝이나 말이다. 내가 사과농사를 지은 이래 처음 따보는 수량이다. 역시 땅은 노력한 만큼 보람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며 앞으로 새로운 기술과 다른 농가의 새로운 경험을 도입하여 고품질 저가격 사과를 재배하는 것만이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길이며 이는 무엇보다 우리농민과 국가적인 당면과제이며 따라서 고품질 사과생산을 위하여서는 착색을 기본으로 하는 외관 향상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실제 사과농민에게 이용되어야 할 때인 것이다. 실제 내가 경험한 바로도 후기 착색관리가 고품질 생산에 아주 중요한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농가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후기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고품질 사과생산을 위해서는 영양군 과수농가들이 체계적인 종합관리 계획을 세워야 하며 또한 실천하는 어려움을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 하겠다.

끝으로 저의 영양군 사과발전을 위하여 협력해 주신 대구사과연구소 직원 여러분들과 경북대학교 엄재열교수님, 안동대학교 윤태명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