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농장, 정든 고향>

나의 고향 군위소보는 팔공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풍부한 물이 위천을 이루고 대구와 안동구간의 중간에 위치하여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년 강수량 1134mm로 이상기온 및 천연재해가 적고 맛과 향이 좋아 위천따라 사과농사가 많이 재배되어 왔다.

따라서 나 역시 평범한 농부의 육남매 중 둘째아들로 태어나 대구에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주방용품과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꽤나 괜찮은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어 직장생활이 시작되었고 군대 3년의 복무후 고향에 돌아와 보니 한우 입식붐이 일어 엄청나게 농촌환경은 변해가고 있었다. 이는 곧 고향에 정착하는 계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평소 조그마한 벤처사업을 꿈꾸어 왔던 나로서는 한우입식이 곧 내 꿈을 이루어 줄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되어 칠백여만원의 자본금으로 한우입식은 시작된다. 그러나 그 꿈은 오래가지 못하고 1983년에 소값파동은 시작되었고 이어1984년에는 한우파동이 극도에 달한다. 여기서 쓰라린 첫 번째 좌절과 시련을 겪게 되었고 결코 포기할 수 없었기에 1987넌 농민 후계자로 선정되어 사업자금을 지원 받아 현재 나의 농장에서 재기의 꿈인 사과농사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천수답을 900평 매입으로 시작해서 2년에 걸쳐 5875평의 논을 매입하게 되었고 전체를 여섯 등분하여 기계작업이 용이하도록 가로 6m×세로 5m간격으로 MM.106대목 후지와 쓰가루 북두 품종을 나름대로 설계하여 심었다. 이미 주위에서는 일반대목 후지위주로 농사가 지어져왔고 일부 농가에서 M.26대목을 이용한 사과농사도 있었으나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었다.

여기서 옹고집의 대가를 단단히 치루게 된다. 왜냐하면 강변주위의 사질토 환경과 점질토 천수답을 평탄작업 하여 식재한 사과나무의 환경조건이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평탄작업에 치중하다 보니 배수환경이 불량하였고 기존양토를 깎아 생땅에다 나무를 심다보니 나무가 잘 자라지를 않았다.

1. 일반재배관리

사과밭에 퇴비는 봄철 꽃피기전에 주로 실시하는데 혼합 유박 500포(10톤 가량)와 석회(고토분말) 150포를 사용한다. 화학비료는 재배기간중에 과수전용 비료 50포를 사용한다. 나무의 수세는 약간 약한 것으로 생각한다.

사과밭의 지면관리는 초생재배를 원칙으로 연 4회정도 예취기로 예취하며, 과실모양은 보통이며 과실의 굵기는 양호하며 수확기 착색을 위해 반사필림을 깔고 착색정도는 양호하다.

2. 병·해충·기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병해는 겹무늬썩음병과 갈색무늬병으로 특히 갈색무늬병은 '98년 7월부터 9월까지 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해충으로는 봄철 꽃눈과 새순에 피해를 입히는 복숭아순나방과 수확기과실을 갉아먹는 잎말이나방 피해가 있어 방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약선택은 연구소의 방제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농약구입은 농협을 통해하고 있다. 농약살포는 SS기를 사용하고 살포물량은 6,500리터(ℓ)로 충분히 살포하고 농약살포시간은 약 3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였으나 그 결과는 역시 수많은 경험만 안겨준 채 실패나 다름없었다. 사과농사에 투신한지 1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왜 일찍 전문가의 조언과 도움을 청하지 않고 내 나름대로 판단하고 행동하여 왔던가 하고 뒤늦은 후회도 해본다.

하지만 이제는 든든한 전국유일의 대구사과연구소가 인접해 있고 유능한 연구진으로 구성된 전문연구가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이제까지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력하고 있는 성실한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 농장이름을 '정든농장'이라 부르고 있으며 아무쪼록 저와 같이 새로 사과농사를 시작하려는 분이 있다면 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고 꼭 선진농가나 사과농사의 전문가 도움을 받아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 후 개원하시기를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제까지 사과농사에 많은 도움을 주신 사과연구소장님을 비롯하여 연구관 및 연구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9년 농약살포 일지